UPS 개념도 모른 채 재생에너지 비판

오늘 조선일보에서 다음과 같은 사설을 제공했다.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인한 문제점을 분석하는 내용인데, 희한하게 왜곡된 정보를 기반으로 독자들을 호도하고 있다. 사설은 화재가 전산실의 무정전·전원장치(UPS)용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발생했음을 인용하면서, 이 사실을 빌미로 정부의 재생에너지 확대 계획이 무분별하다는 주장을 설파하며 원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형식이다. 하지만 이 사설은 현 정부 비판에만 몰두한 나머지 UPS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외면한 비전문가의 글로 보인다. 이는 독자들에게 매우 위험한 왜곡 인식을 심어줄 우려가 있다. 한편으로는 독자의 왜곡 인식을 위해 권위있는 사설을 이용한 것은 아닌지도 의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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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bookdu net · 날짜: 2025-09-29

UPS는 배터리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

무정전 전원장치(UPS)는 정전 시에도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반드시 배터리를 포함해야 한다. 이는 재생에너지와 무관하게 모든 전산실, 병원, 금융기관에서 사용하는 기본 인프라다. UPS 배터리에서 발생한 화재를 ESS의 위험성으로 일반화하는 것은 기술적 개념조차 이해하지 못한 채, 장님이 코끼리 다리만 만지고 전체를 설명하려는 오류다.

사건의 본질은 이중화 부족과 대응 실패

이번 전산망 마비의 핵심 원인은 UPS 배터리 자체가 아니라, 이중화 설계의 부재와 물리적 안전장치의 미비다. 백업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다면, 단일 화재로 국가 행정이 마비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사설은 이 구조적 문제를 외면한 채, 재생에너지 확대를 비판하는 데 집중했다.

ESS와 UPS는 목적도 규모도 다르다

에너지저장장치(ESS)는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하기 위한 대형 시스템이며, UPS와는 목적·규모·운영 방식이 전혀 다르다. ESS의 위험성을 UPS 화재로 일반화하는 것은 기술적 무지에 기반한 논리적 비약이다. 이는 독자에게 잘못된 인과 관계를 주입하고, 정책 비판을 위한 왜곡된 프레임을 제공한다.

사설의 구조적 붕괴

해당 사설은 전산망 마비라는 중대한 사건을 다루는 듯 시작하지만, 중반부터 기술적 사실과 무관한 재생에너지 비판으로 전환된다. 이 전환은 기술적 기반이 부실하고, 인과 관계가 성립하지 않기 때문에 사설 전체의 구조가 붕괴된다. 독자는 사건의 원인과 교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편향된 결론만을 받아들이게 된다.

언론의 책임은 정확한 정보 전달이다

국가 인프라의 안전성과 에너지 정책은 모두 신중하고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 논의되어야 한다. UPS와 ESS의 개념조차 구분하지 못한 채, 사건의 본질을 흐리고 특정 정책을 비판하는 것은 언론의 책무를 저버리는 일이다. 독자의 눈을 가리는 언론사의 존재 가치가 의문이다.